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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선 - 삽 한 자루시(詩)/이성선 2015. 9. 22. 09:52
삽 한 자루 벽에 기대섰다
흙을 어루만져 씨를 뭏고
밭을 뒤집어 노을 갈아 밤을 심어
새벽 열고
지금은 묵묵히
몸을 씻은 후 집에 돌아와
벽 앞에 서 있다
적막한 평화로움
나의 손에 부러질 때와는 달리
너무나 멀리 덜어진 곳에서
무심히자기로 돌아가 있다
그러나 저 깊은 손이 어느날
대지 위에 나를 묻어
하늘로 돌려보내리라.(그림 : 김경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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