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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 - 소금창고
    시(詩)/박성우 2015. 8. 22. 11:27


                                                                                                                                               (낭송 : 남도형)

    그녀는 소금창고를 가지고 있다
    낡고 오래된 창고 안에는
    소금덩이들이 무더기로 부려져 있다

     

     
    소금창고를 물려받던 열댓 살 무렵
    소금 저장법을 알 리 없는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녹아 흘러버리는 소금을
    어찌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 탓에
    소금물은 그렁그렁 녹아내리기 일쑤였다

     

    그녀가 아들을 잃고 남편이 떠나던 이십여년 전
    무심코 열어본 소금창고에서는
    짜디짠 소금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창고의 문은 여간 닫히지 않았고
    곁에 있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그녀의 눈 속에는 소금창고가 있다
    이맛살과 눈주름이 폭삭 내려앉은 창고 안에는
    넘실넘실 녹아나가는 소금물을
    꾹꾹 눌러 말린 소금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누렇고 검게 그을린 소금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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