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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일하면거침이 없어 좋다
밥 한 사발
된장 한 중발
보자기에 싸서 그늘에 놨다가
고추 몇 개 따 땀과 함께 씻고
수저가 없는들 어떠랴
개미가 먼저
입으로 물어간다불타겠네
여러날 장마에 자라던 곡식 떠내려가서
오뉴월 염천, 밭을 다시 갈아 엎네
녹두밭 고랑 위에 떨어지는 땀방울
들깨밭 이랑 위에 쏟아지는 한숨
가을이 오면 녹두밭에 퍼렇게 맺힐까
가을이 되면 들깨밭에 노랗게 불탈까
먼산 바라기
담배 한 대 먹고
일 조금 하고
또 한대 먹고
또 조금 하고
담배 한 대
일 쪼금
또 폭폭
또 잠깐
풀은 산처럼 자라는데
산처럼 자라는데.....
(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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