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완 - 막금도(莫今島) 사공시(詩)/시(詩) 2015. 5. 26. 12:53
죽기 전에 가야지 꼭 가야지
예순 여덟 늙은 사공 노 젓는다
세월 흐르거나 말거나 서두르지 않고
더 천천히 노 젓는다
흐르는 눈물 흐르는 대로 놓아 두어
노로 가른 물살보다 깊게 주름이 지고
자라는 수염 자라는 대로 놓아 두어
바람에 휘날리는 수염이 가리키는 곳
건넛섬 가까와지는 그것만 보며
노 젓는다
물창도 사나와라 막금도(莫今島)와 장산도(長山島)여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가는
그의 노질
그렇게 이어지고 이어져서
하마 옹진 반도쯤 가 닿았을까
끝없어라 아아 끝없어라
섬도 무덤처럼 다가오는 뱃길
설움 깨물던 어금니로 곰방대 응등물고
이 나룻배 한 척이면 갈 수 있겠지
그 땅 가고파서 노 젓는다
예순 여덟 늙은 사공, 죽기 전에
가야지 꼭 가야지 노 젓는다.
막금도(莫今島) : 전라남도 신안군 장산면에 딸린 섬으로 목포 남서쪽 39km 지점에 있으며, 장산본도의 서쪽에 인접해 있다.
이곳에 사람이 처음 들어온 시기는 1630년대 초엽으로 장산도에서 오씨가 들어와 마을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섬에 금줄기가 있다 해서 막금도라 하였다고 하나 금맥은 찾을 수 없고, 현재는 막금도(莫今島)로 표기되어 부르고 있다(그림 : 이황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창완 - 우리 옆집 그 여자 (0) 2015.05.26 김창완 - 신기료 할아버지 (0) 2015.05.26 김광렬 - 그리움에는 바퀴가 달려 있다 (0) 2015.05.25 강해림 -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 (0) 2015.05.25 김인자 - 장마 첫날 (0) 201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