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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수 - 한 뼘만큼의 공간시(詩)/시(詩) 2015. 5. 23. 12:57
두 개의 손바닥이 이렇게 가까이
두 개의 잎사귀가 이렇게 가까이
한 뼘만큼의 공간을 두고 가까이 왔다.
한쪽이 한 치쯤 다가서면
한쪽은 또 그만큼 물러서고
그렇게 서로 영원히 마주보면서
한 뼘의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한 삶인 것처럼.
한 나무를 떠난 천 년 뒤의 해후,
한 영혼을 떠난 만 년 후의 대면,
헤매다가 헤매다가 마침내 찾았으나
더 이상 떨어질 수도 없는
더 이상 붙을 수도 없는
한 뼘만큼의 절대한 공간.
(그림 : 송태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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