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길택 - 이럴 땐시(詩)/시(詩) 2015. 5. 23. 00:44
김을 맬 때도
고추를 딸 때도
어머니는 밭이 작다 하고
나는 엄청 크다 하고
순이랑 수영하러 가고 싶은데
다음 장에 옷 사준다며
일 더 하자고 하고
난 아무렇게나 하는데도
호미질 잘한다며
시집 보내도 되겠다 하고
빨리 놀고 싶은데
착하다 하고
일을 할 때마다
어머니 말에 꽁꽁 묶여
나는 그만 꼼짝을 못한다.
(그림 : 이원진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덕수 - 풀잎 소곡 (0) 2015.05.23 정철훈 - 아버지의 등 (0) 2015.05.23 임길택 - 저녁 한때 (0) 2015.05.23 심호택 - 똥구멍 새까만 놈 (0) 2015.05.23 문병란 - 인생 (0) 201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