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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 봉답(奉畓)시(詩)/시(詩) 2015. 5. 20. 17:46
할매요
60 평생을 홀로이신 할매요
열여덟에 나이 어린 낭군님
사별하신 할매요
진성이씨(眞城李氏) 양반 가문에 태어나셔서
6․25때 흔적 없는
양자 하나 기다리고 사는 할매요
할매요
흰 머리도 이제는 붉게 변한 할매요
풍년이 들었니더
봉답논 여덟 마지기에
풍년이사 들었니더 할매요
길쌈으로 직조로
품앗이로 이뤄 놓은 뒷골 봉답논에
풍년이사 들었니더 할매요
훼재도 없이 나락은
고개를 숙였니더 할매요
할매요
지금도 새벽이면
지금도 새벽이면
물 한 그릇 떠다가 장독 위에 올려놓고
새벽 하늘 눈물 별 바라보시고
호미들고 맨 먼저 들로 나가시는 할매요
올해는 풍년이사 들었니더 할매요
풍년이사 들었니더 할매요
봉답(奉畓) : 물의 근원(根源)이 전혀없어 비가 내려야 경작(耕作)하게 되는 메마른 논
(그림 : 박락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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