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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골지천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흔들리면서라도 가야지
여량 지나 오대천 만나는 나전 어디쯤
하룻밤 발고랑내 나는 민박집에 들러
아우라지막걸리 한 동이 끌어안고 쉬어서도 가야지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나귀가 없다면 나뭇잎 배라도 타고 가야지
나즉나즉 조양강처럼 정선 가야지
읍내 어디 버들가지에 배를 묶고 놀다가도 가야지
옛사랑 못 찾으면 꼭뒤라도 닮은 주모가 내주는
곤드레밥은 물려놓고 강냉이막걸리 한 동이와 놀다가야지
삼십년 전 어디에서 길을 놓친
옛사랑 찾아 정선 가야지
정선행 기차처럼 달그락달그락 찾아가야지
그 어느 골목길에서 아직 솜사탕 들고 울고 있을까
기차역 어디 노란 풍선 들고 여태 발 동동 굴리고 있을까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여량 어디 골지천 만나면 물어나 봐야지
어떻게 흘러가면 송천도 만나고 오대천도 만나는지
나는 왜 흘러가면서 자꾸만 사랑과 헤어지는지
정선 숨어드는 아우라지강에게 물어나 봐야지
정선 떠나는 아우라지강에게 물어나 봐야지
(그림 : 김동구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