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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 - 밝고 온유한 것들이시(詩)/상희구 2015. 5. 11. 11:23
봄이다 신생(新生)이다.
여기저기서
밝고 온유한 것들이 몰려온다
야트막한 야산 둔덕
지난 해 죽고 말라 비틀어진 잡풀들 사이로
쇠비름, 개망초, 쑥부쟁이, 씀바귀 같은
자잘한 것들이 생기있는 얼굴을 내민다
암탉이 햇병아리 떼를 이끌고
종종걸음을 친다
논배미의 갈아엎은 흙무더기 사이로
땅강아지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아난다
아 온갖 것들이 몰려온다
성한 것 하찮은 미물들 할 것 없이
저마다 가슴 속의 하늘을 열어젖히며 ...
뭔가 밝고 온유한 것들이 대기를 가득 채운다
(그림 : 민경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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