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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자잘궃에라!
작년에 냉기 논 쑥갓씨로 삽짝가새
다문다문 흩쳐 논 지가 한 달포는
됐시까, 엊지역에 깨굼발비가 살째기
니리는 거 겉디마는 그단새 좁쌀네끼
겉은 포란 새싹이 뻘쭘하이 돋았구마는
자잘궃다 : 아주 자잘한 것을 귀엽게 보았을 때 쓰는 경상도 말
삽짝가새 : 사립문가의 경상도 말
깨굼발비 : 깨금발+비의 형태를 지닌 말로서 비유적으로 형성된 말이다. 가늘고 짧게 내리는 비를 지칭하는 말로 ‘실비’와 ‘여우비’ 같은 말이 있는데,
‘깨금발비’는 이보다 더 짧은 동안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것으로 조어의 상상이 섬세하고 기발하다.
좁쌀네끼 : 좁쌀알
뻘쭘하이 : 어색하고 민망하게
(그림 : 송종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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