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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관 - 오이꽃 피다시(詩)/이준관 2015. 4. 12. 18:35담장 너머 넘어다 보면
담장 안에 오이꽃 피었어라.
오이꽃 피면
오이꽃처럼 그리운 밤들이 많아진다.
그리운 밤들이 많아져서
밀잠자리도 눈을 뜨고 잠이 들었어라.
옻오를 듯, 옻오를 듯,
맑게 갠 날에
오이꽃 피었어라.
오이꽃 속에는
초사흘달의 이쁜 손톱자국이 박혀 있어라.
오이꽃 옆에 가면 종아리가 가려워,
종아리를 긁으면 내 손끝에 돋는 푸르른 핏줄...
오이꽃,
오이꽃 피면
오이꽃에 엎드려 첫 가을 벌레 소리 들어라.(그림 : 하근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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