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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만한 달랑게
달랑달랑 뭘 하나 했더니
자기 몸만한 집게발 하나로
열심히 모래를 파서 내던진다
모래가 멀리 갈수록 거기까지가
자기 땅이라며 열심히 흙을 파서 던지고 있다
하루 종일 던진 흙이
송아지 발자국보다 넓지 않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밀물이 들어와
하루 종일 던진 흙을 모두 쓸어가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땅을 파서 던질 수 있는
내일이 있는데
땅을 파서 던질 수 있는
달랑달랑 집게발이 있는데
(그림 : 이경희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