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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균 - 플래카드시(詩)/신미균 2015. 3. 17. 15:57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가득 안은 플래카드가
그 바람을 다 감당하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갈기갈기 찢겨져
날아가버릴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이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커다란 구멍을 뻥, 뻥,
뚫어주었습니다
보낼 건 보내고
버릴 건 버리고
감당하지 못할 바엔
가슴에 구멍 몇 개 뚫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그림 : 이형준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