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양희 - 너에게 쓴다시(詩)/천양희 2015. 2. 9. 21:28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그림 : 김병구 화백)
'시(詩) > 천양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양희 - 산이 나를 들게 한다 (0) 2015.06.09 천양희 - 서울에서의 하루 (0) 2015.02.21 천양희 - 사라진 것들의 목록 (0) 2015.02.01 천양희 - 대대포에 들다 (0) 2014.10.30 천양희 - 누가 말했을까요 (0) 201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