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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형만 - 화개동천에서시(詩)/허형만 2015. 1. 16. 11:17
우리가 그곳에 다다른 날은
화엄벚꽃 이미
시간의 물길에 녹아
십리화개를 후르르 떠난 뒤였다
그래도 아직 무슨 미련 남아
미처 떠나지 못한 꽃잎 몇은
하동포구까지 내려와
다압쪽 나룻배가 건너오길
초초히 기다리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누가 말했는가
가야할 시간을 아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그러나 정작 떠나보낼 수 없는
내 사랑 애절한 그리움도 있느니
눈물보다 더 무거운 내 사랑쓸쓸한 저녁도 있느니
화개동천(花開洞天) : 화개동천은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 있는 ‘화개장터 에서 시작하여 쌍계사를 찾아가는 길이다. 지금은 이른바 ‘10리 벚꽃길로 유명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화개동천으로 알려져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을 비롯한 유학자들의 산수유람 길이었다. 화개동천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쌍계사에서 흘러내리는 화개천을 따라 피어난 봄꽃을 즐기는 아름다운 길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림 : 장영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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