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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수림의 몸부림도
이파리 가락의 여운도
몸살이 날 일이다
몸뚱어리 하나 못 다스리는 한으로
시퍼러이 멍들도록 가슴 비비는
시장기처럼 오는 가슴앓이를
한잔술로 풀며 꽃 태우는 산덩어리
눈 감으면
꿈이야 어디론 못 오랴
그 길목에 닐니리 불어
육자배기나 뽑아 볼까
이승의 사랑은 은싸라기 달빛
사월이나 초파일 영등놀이
바람소리나 내고 가는 세월은
다섯 자 육신을 묻을 그 꽃밭으로
물오른 초여름 나뭇가지 사이
그리 고운 정도 없이 달은 밝아
복사꽃 살구꽃 억겁으로 지는 밤에
알몸으로 우는
내 풀잎의 이슬방울
꽃 한 송이 다 못 피우는
세월이사
천년 수림의 그늘을 흔들고 있다.(그림 : 김성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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