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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 겨울 산수유 열매시(詩)/공광규 2014. 10. 14. 16:33
콩새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 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 다닌다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 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콩새 부부를 기다리다
가슴이 뜨거워진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그림 : 전은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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