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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 은행나무가 있는 원경(遠景)시(詩)/강인한 2014. 9. 17. 01:20
십일월도 중순
추곡 수매 가격으로 추워져버린 들판에
저녁 햇살 받으며 논둑길이 떠오른다
까치밥만 달고 옹송그린 감나무들
가야 할 고향은 물에 잠겼다
논둑길이 비틀비틀
마을로 들어서는 어귀
잿빛 드리운 하늘 아래로
가난한 축복인 양
문득 화안하게 켜진 촛대가 황홀하다
뉘 집 혼례식장에서 빠져나왔을까
길을 사이하여 손잡고
도란도란 노랗게 걸어가는 은행나무들
내 가슴에도 가만히 불이 켜진다.(그림 : 김만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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