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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 - 아내와 함께시(詩)/정양 2014. 9. 11. 16:54
봄나들이 삼아
쑥이나 캐러 나섰읍니다.
시냇가에 방죽길에 논두렁길에
햇살이 밟히는 마른 풀밭에
기죽은 세월들을 깔고 앉아서
손시리던 유년(幼年)을 다듬습니다.
어른거리는 아지랭이와 눈이 맞아서
아내는 저만치 눈이 맞아서
먼 산그늘은 하늘빛으로
수런거리고
불지르고 싶은
불길처럼 쓰러지고나 싶은
마른 풀밭에
서로 손을 잡으면
아무 풀이나 다 움이 트고 있었읍니다.(그림 : 안모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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