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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 밥과 쓰레기시(詩)/이대흠 2014. 9. 7. 01:28
날 지난 우유를 보며 머뭇거리는 어머니에게
버려붓씨요! 나는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이의 과자를 모으면서
멤생이 갖다줘사 쓰겄다
갈치 살 좀 봐라, 갱아지 있으먼 잘묵겄다
우유는 디아지 줬으먼 쓰것다마는
신 짐치들은 모타 가꼬 뙤작뙤작 지져사 쓰겄다
어머니의 말 사이사이 내가 했던 말은
버려붓씨요!
단 한마디
아이가 남긴 밥과 식은 밥 한 덩이를
미역국에 말아 후루룩 드시는 어머니
무다라 버려야,
이녁 식구가 묵던 것인디
아따 버려불재는...
하다가 문득,
그래서 나는 어미가 되지 못하는 것(그림 : 진미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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