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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물길이 내고 지운 소리들
모두 다 산속으로 가 있다
물소리는
물푸레나무 잎마다 둥지를 틀고
산뽕나무 줄기에
거미줄 치고 이슬을 건다 숲길 걷다 보면
물은 왜 흐르며 소리를 내는지
물은 왜 소리를 따라 가는지
물소리 속으로 걸어가면
소리만 가고 길은 남아
나무와 풀의 잎맥이 되어 눕는다 내 발자국 위에 다시 길을 내며
어둠 속 물소리 따라 들어가면
물은 소리로 집을 짓고 마을을 감돈다(그림 : 오유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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