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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 갈대의 노래시(詩)/시(詩) 2014. 7. 1. 01:04
파도는 돌아오지 않았다
드러낸 갯벌 속
곧은 심지 적셔가며
꽃피우는 한 생애
파도의 흔적을 애써 찾고 있다
젖지 못해 끌어안은 날들
애닯아 쓸어내린 은하수
여린 손끝에 박혀
움추린 시간 속에 사위어간다
기다린다고 말하지 않았다
기다려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잊혀져가는 것 보다 더 큰 슬픔은
속절없이 사무치는 그리움, 그리움
오랜 기다림에 익숙해지지 말라
목말라 이명 달고 키워 온 시퍼런 욕망
바다 깊숙이 수장시키고
달빛아래 부서진 파도소리만 기억하라
오늘도 그대
세상 한 귀퉁이에서
바람 딛고 살잡아 흔들리는 것은
빛바랜 추억 더듬어
그리움 사라먹는 행복한 노래다(그림 : 한임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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