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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 - 가사메댁
    시(詩)/고 은 2014. 6. 23. 11:11

     

     

    새터 두희봉이 마누라 가사메댁은
    울음소리 청승맞기로 으뜸이어요
    남원 운봉 지리산 물소리 받아왔다지요
    그 울음소리 옆에서는
    절구통도 절구공이도 따라 울게 되어요


    한규 할아버지의 꼬부랑 자당께서
    그 좁쌀여우 뒷호강하더니
    여든여섯에 세상 떠났는데
    고씨네 사촌 육촌 팔촌 아낙 가운데
    울음소리 하나 변변한 것 없어서
    한규 할아버지 끌끌 혀를 찼지요


    할 수 살 수 없이
    가사메댁 보리 한 말 주고 사다가 울었어요
    그 울음소리
    그 사설 풀어나가는 울음소리 판소리


    꼬부랑 자당 한평생을
    산등성이 기어 오르다가 내려 오다가
    갖은 양념 청승고개 다 떨어 엮어내려가는데
    그 울음소리 판소리

    큰 초상 난 집 마당 한번 오젓 짭짤하구나

    (그림 : 림용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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