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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양손을
머리통 속에 디밀어 넣은 동승들
헛발 위에서의 저 숭엄한 합장
맨머리에 폭포수를 맞으며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까닭은
밖으로 나아갈 싹에게
빠른 길을 내주기 위해서다
머리를 숙이는 일이
어찌 사람만의 일이겠는가
작은 손에 파란 핏줄이 돋을 때까지
외발로 서 있으리라 끝내는 지붕이며
주춧돌 다 날려버리고, 스스로
다비식의 젖은 장작이 될
저 빼곡한 법당들(그림 : 장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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