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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 남편과 나편시(詩)/이대흠 2014. 5. 26. 19:47
동네에서는 부끄러워 배우러 다니지 못했다며
한 시간 거리인 나주에서한글 배우러 다니는 남평 할머니
버스 타고 오시냐는 말에 빙그레 웃기만 하더니
받아쓰기 시간에 속마음을 다 들켰다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로
아버지를 아버지로
어머니를 어머니로 똑바로 잘 썼는데
남편을 쓰랬더니
또박또박
나편이라고
바르게 틀렸다
남편을 써보라니까요
다시 말해도
어떻게 영감님을 남의 편이냐고 하냐며
그건 잘못된 말이라고
끝까지 나편이란다(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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