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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 붉은 강시(詩)/강은교 2014. 5. 12. 00:43
가서는 안 옵니다.
그대는 물이 되었는지 또는
그림자가 되었는지
흔적도 없습니다.
뵈지 않는 하늘에다 목매달아
빼곡히 골목골목 어둠이 되어
그래 여긴 사철
눈물이 모래알들을 눕히는지요?
나무란 나무 가지마다
터럭이란 터럭 끝마다
피묻은 그림자 주렁주렁 열리는지요?
그대는 깊디깊은 강
슬픔들은 저녁 되어
그 누더기 옷을 벗으니
그대의 온몸은 빨갛게 물듭니다.
끝에서 다 쓰러진 꿈 하나
비틀거립니다
몰래 춤춥니다.(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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