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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 절 속에 집이 있다시(詩)/양문규 2014. 2. 28. 13:53
집의 이름으로 떠돌다
산정(山亭)에 올라
길이 끝나는,
은행나무 가지 사이로 집을 바라본다
이른 봄날 산수유 한 가지 꺾어 들고
집 속으로 들어간다
대숲 아래 층층 계단을 딛고 올라
몸을 꺾어 몸을 둔다
바람이 안부를 물어오고 있다
달빛 속에
집을 매달고 사신다고요?
길 떠난, 집 밖 집
봄꽃 대신
달빛이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다
몸 아닌 몸,
이미 달빛 속에 젖어 있으니달 속에 절이 있고, 절 속에 집이 있다
(그림 : 홍성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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