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문규 - 월유봉 간다시(詩)/양문규 2014. 1. 20. 11:44
안갯속을 한 아이가
미끄러지듯 걸어간다
귀가 없다
눈이 없다
손과 발이 없다
몸속에 하얀 달빛이 들어 차 있는 것인가
가느다란 갈비뼈가 물결을 이룬다
귀가 맑다
눈이 밝다
손발이 부시다
깊다랗게 생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둥근 숨소리 들으러
늦은 가을밤 월유봉 간다
(그림 : 김용남 화백)
'시(詩) > 양문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문규 - 화골 사람들 (0) 2014.02.28 양문규 - 겨울이었다 (0) 2014.02.28 양문규 - 시래깃국 (0) 2014.02.23 양문규 - 참 유식한 중생 (0) 2014.01.20 양문규 - 구절초 (0) 20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