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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가지취 : 취나물의 일종.
금덤판 : ① 금광. 금점판 ② 조선 때, 호조나 공조에 딸려 금광(金鑛)의 세금을 거두던 관청
섶벌 : 재래종 일벌.
머리오리 : 머리카락의 가늘고 긴 가닥.
(그림 : 박준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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