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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 내소사에서 쓰는 편지시(詩)/시(詩) 2014. 1. 7. 09:33
친구여
오늘은 너에게 내소사 전나무숲의
그윽한 향기에 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너에게 내소사 솟을꽃살문에 관한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한 송이 한 송이마다 금강경 천수경을 새겨 넣으며
풍경소리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냈을
누군가의 소명을 살그머니 엿보고 싶다
매화 국화 모란 꽃잎에
자신의 속마음까지 새겨 넣었을
그 옛날 어느 누구의 곱다란 손길이
극락정토로 가는 문을 저리도 활짝 열어놓고
우리를 맞이하는 것인지
길이 다르고 꿈이 다른 너와 내가 건너고 싶은
저 꽃들을 바라보며
저 꽃에서 무수히 흘러나오는 불법을 들으며나는 오늘 너에게 한송이 꽃을 띄운다
(그림 : 홍성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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