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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 위대한 식사시(詩)/이재무 2013. 12. 29. 16:31
산그늘 두꺼워지고
흙 묻은 연장들 허청에 함부로 널브러지고
마당가 매캐한 모깃불 피어오르는
다 늦은 저녁 멍석 위 둥근 밥상
식구들 말없는, 분주한 수저질뜨거운 우렁된장 속으로 겁 없이 뛰어드는 밤새 울음,
물김치 속으로 비계처럼 둥둥
별 몇 점 떠 있는 냉수 사발 속으로
아, 새까맣게 몰려오는 풀벌레 울음
베어 문 풋고추의 독한,까닭 모를 설움으로 능선처럼 불룩해진 배
트림 몇 번으로 꺼뜨리며 사립 나서면
태지봉 옆구리를 헉헉, 숨이 가쁜 듯 비틀대는
농주에 취한 달의 거친 숨소리
아, 그날의 위대했던 반찬들이여(그림 : 오종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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