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숨과 눈물로 간 맞춘
수제비 어찌나 칼칼, 얼얼한지
한 숟갈 퍼올릴 때마다
이마에 콧잔등에 송송 돋던 땀
한 양푼 비우고 난 뒤
옷섶 열어 설렁설렁 바람 들이면
몸도 마음도 산그늘처럼
서늘히 개운해지던 것을
살비듬 같은 진눈깨비 흩뿌려
까닭 없이 울컥, 옛날이 간절해지면
처마 낮은 집 찾아들어가 마주하는,
뽀얀 김 속 낮달처럼 우련한 얼굴
구시렁구시렁 들려오는
그날의 지청구에 장단 맞춰
야들야들 쫄깃하고 부드러운 살(肉)
훌쩍훌쩍 삼키며 목메는 얼큰한 사랑.
'시(詩) > 이재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무 - 먼 길 (0) 2014.08.14 이재무 - 라면을 끓이다 (0) 2014.06.06 이재무 - 위대한 식사 (0) 2013.12.29 이재무 - 논산 장 (0) 2013.12.28 이재무 - 민물새우는 된장을 좋아한다 (0) 201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