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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 적막(寂寞)시(詩)/오세영 2013. 12. 18. 13:59
'아'하고 외치면 '아'하고 돌아온다
'아'다르고 '어' 다른데
'아'와 '어' 틀림없이 다르게 돌아오는 그 산울림
누가 불렀을까
산벚나무엔 다시 산벚꽃 피고
산딸나무엔 다시 산딸꽃 핀다
미움과 사랑도 이와 같아라
눈물 부르면 눈물이
웃음 부르면 웃음이 오느니
저무는 봄 강가에 홀로 서서
어제는 너를 실려 보내고 오늘은 또
나를 실려 보낸다
흐르는 물에
텅 빈 얼굴에 들여다보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봄날 오후의 그
적막
(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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