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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 기다림이 지는 밤시(詩)/박남준 2013. 12. 14. 18:26
눈을 감았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첫 만남에서가 아닙니다
당신과의 이별이
첫 이별이어서도 아니고요
빈 방에 눅눅한 적막이 흐르고
꿈도 없이 무릎 꿇었습니다
이제는 잊자고 잊었었지요
무너지며 무너지며 어깨를 들먹였었지요
산숲 가득 바람 불고
눈물 같은 비 젖어오는데
뚝 뚝 감꽃이 지는 밤
멀리 호랑지빠귀 소리가
아득해져갔습니다
이제 사위어질지요
타고 남은 재로 다 타고 남은 재로
(그림 : 류신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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