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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 사랑 사설(辭說)시(詩)/정희성 2013. 12. 13. 14:37
가여운 입술이나 손끝으로 매만질 수 없는 사랑의 깊이를
더러는 우리가 어둑한 심장으로도 느낄 수 있는 것을 왜 몰라
오늘따라 어설피 흰 살점의 눈 내리고 이 겨울 우리네 마음같이 어두울
뽕나무 스산한 가지 설운 표정을 목로에서나 달래는 심정으로 훼훼
탁한 술잔을 흔들다가는 시나브로 눈발이 흩날리는 거리로 나서보지마는
언제 우리네 겨울이 인정 같이야 따뜻한 건가 어두운 나무에서 반짝이는 눈빛 같이야
어차피 반짝일 수 없는 우리네 마음이 아닌 것가
미쳐간 누이의 치마폭에 환히 빛나던 싸리꽃 등속의 그 꾀죄죄한 웃음결만치도
밝게 웃을 수 없다면야 순네의 슬픔에는 순네의 슬픔에 맞는 가락지
우리 모두가 우리네 슬픔에 맞는 사랑을 찾아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나서볼 일이다
(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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