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하얗게 피어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 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연보라색 구절초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가 지는 꽃이야
너도 나처럼 이렇게 꽃 피어봐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나무처럼 뿌리를 내려 봐하늘에 떠 있는 구름 아래를 지날 때
구름은 나를 불러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별 게 아니야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정처 없이 떠돌아 봐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네
한마디 말이 없네(그림 : 강정희 화백)
'시(詩) > 김용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택 - 당신 생각 (0) 2013.12.12 김용택 - 저 산 저 물 (0) 2013.12.12 김용택 - 큰 산 (0) 2013.12.12 김용택 - 앞산을 보며 (0) 2013.12.12 김용택 - 먼 산 (0) 201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