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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을 내리며, 온몸이 출렁거리는 봄이 오겠지
한 잎 몸을 숨기고 가만히 강물을 내려다보다가
새끼손가락 끝으로 너는 너를 가만히 건드려본다네가 일으킨 몇겹 물결은 저 건너 강기슭에 닿아 사라지고
네 모습은 네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너를 본다
너는 너를 보느냐
저 깊고 깊은 강물 속에 아른거리는 봄을 너는 잡으려느냐
온몸이 출렁이는 봄이 오겠지
흔들리지 않고는 못 배길 숨 막히는 봄이, 네 몸 끝까지 타고 오르겠지
손을 다오
빛 좋은 봄날은
바람도 좋다
한손 끝에 닿는네 허리살을 헤치고
한 잎 한 잎
또 한 잎
새눈은 튼다(그림 : 장태묵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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