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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사랑은 흘낏
곁눈질도 하고 싶지.
남몰래 외도(外道)도 즐기고 싶지.
어찌 그리 평생 붙박이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나.
마주 서 있음만으로도
그윽이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저리 마음 들뜨고 온몸 달아올라
절로 열매 맺는
나무여, 나무여, 은행나무여.
가을부터 내년 봄 올 때까지
추운 겨울 내내
서로 눈 감고 돌아서 있을 동안
보고픈 마음일랑 어찌 하느냐고
네 노란 연애편지 같은 잎사귀들만
마구 뿌려대는
아, 지금은 가을이다. 그래, 네 눈물이다.
(그림 : 서정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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