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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없는데
꽃이 하나 나무에서 떨어진다.
그것을 주워 손바닥에 얹어 놓고 바라보면
바르르 꽃잎이 훈김에 떤다
화분(花粉)도 난(飛)다.
꽃이여! 라고 내가 부르면
그것은 내 손바닥에서
어디론지 까마득히 떨어져 간다
지금, 한 나무의 변두리에
뭐라는 이름도 없는 것이 와서 가만히 머문다
(그림 : 이기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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