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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 부재(不在)시(詩)/김춘수 2013. 11. 16. 20:58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버렸다.
차운 한 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청석(靑石)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세월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그림 : 오종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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