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형 - 늦게 가는 시계시(詩)/시(詩) 2023. 7. 19. 01:04
정확히 필요한 세상에서 그러지 못하게 살다 보니 시계 보는 일이 줄었다 하루에
이십 분쯤 늦게 가는 내 시계가 더디게 사는 주인을 닮았는데, 그래도 시계는 맞아
야지 하는 생각에서 어느 날 정오를 기해 맞춰 놨다 손목시간이 정확해지면서 몸
여기저기에서 시차가 생겨났고 고친 시간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다 그 정확에 채
길들여지기 전 어느 날, 시계가 다시 늦게 돌기 시작했다 또 한 번 시차가 생기겠
지만 세상의 기준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시계에 맞추기로 했다 그렇게 사는 게 좋다
(그림 : 예수형 작가)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서영 - 능소화 (0) 2023.07.26 권혁준 - 맥문동 (0) 2023.07.21 강순 - 이별의 미학 (0) 2023.07.19 한영옥 - 여간 고맙지 않아 (0) 2023.07.19 박청환 - 가장자리 (0) 2023.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