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빈 숲 기슭에
엉겅퀴 홀로 지고 있다
지난 계절,
가시를 세우고 독을 품은 것도
제 설움을 가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보라,
보랏빛 한 설움이 지고 있다
한 생을 꼬박 앓고도
꽃으로 스미지 못 한 당신,
그리고 나
보라,
엉겅퀴 하얗게 지고 있다
(그림 : 손돈호 화백)
'시(詩) > 박제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제영 - 겨울 화진포 (0) 2022.06.13 박제영 - 아욱국 (0) 2022.04.06 박제영 - 옛날 비디오를 보면서 (0) 2022.01.08 박제영 - 가는 날이 장날 (0) 2022.01.04 박제영 - 혼자만 착하믄 뭐하노 (0) 202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