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김사인 - 졸업
    시(詩)/김사인 2023. 2. 13. 10:29

     

    선생님 저는 작은 지팡이나 하나 구해서

    호그와트로 갈까 해요

    아 좋은 생각,

    그것도 좋겠구나.

     

    서울역 플랫폼 3과 1/4번 홈에서 옛 기차를 타렴.

    가방에는 장난감과 잠옷과 시집을 담고

    부지런한 부엉이와 안짱다리 고양이를 데리고

    호그와트로 가거라 울지 말고

    가서 마법을 배워라.

    나이가 좀 많겠다만 입학이야 안되겠니.

     

    이곳은 모두 머글들

    숨 막히는 이모와 이모부들

    고시원 볕 안 드는 쪽방 뒤로

    한 블록만 삐끗하면 달려드는  ' 죽음을 먹는 자들 '.

    그래 가거라

    인자한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과 주근께 친구들

    목이 덜렁거리지만 늘 유쾌한 유령들이 사는 곳.

     

    빗자루 타는 법과 초급 변신술을 떼고 나면, 배고프지 않

    는 약초 욕 먹어도 슬퍼지지 않는 약초  분노에 눈 뒤집히지

    않는 약초를 배우거라. 학자금 융자 없애는 마법 알바 시급

    올리는 마법 오르는 보증금 막는 마법을 익히거라. 투명 망

    또는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그곳이라고 먹고살 걱정 없을까마는

    서서히 영혼을 잠식하는 저 흑마술을 잘 막아야 한다.

     그때마다 선량한 사냥터지기 해그리드 아저씨를 생각

    하렴.

    나도 따라가 약초밭 돌보는 심술 첨지라도 되고 싶구나.

     

    머리 셋 달린 괴물의 방을 지나

    현자의 돌에 닿을 때까지,

    부디 건투를 빈다

    불사조기사단 만세!

    (그림 : 황숙자 화백)

    '시(詩) > 김사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사인 - 노년  (0) 2020.11.10
    김사인 - 비둘기호  (0) 2020.11.10
    김사인 - 눈물이 저 길로 간다  (0) 2020.11.10
    김사인 - 여수(麗水)  (0) 2020.11.10
    김사인 - 미안한 일  (0) 2020.08.3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