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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 여수(麗水)시(詩)/김사인 2020. 11. 10. 17:54
함바 구들장은 쩔쩔 끓고
순천 석수 정씨는 종일 잠만 잔다
신월동 바닷가 겨울 저녁
광주로 공부 나간 둘째는
끼니나 제대로 찾아먹는가
몸만 상하고
돈은 마음같이 모이질 않고
간조가 아직도 닷새나 남았는데
땡겨먹은 외상값은 쌓여만 간다
바다는 촐랑촐랑 무언가를 졸라대고
개들은 바람을 좇아 컹컹컹 짖고
잠이 깬 정씨가 바다 쪽으로 부스스 괴타리를 푼다
힘없이 오줌이 옆으로 날린다(그림 : 강종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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