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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 - 남포동 연가시(詩)/시(詩) 2022. 9. 14. 19:21
오후 네 시의 햇살이
자갈치 서편으로 서서히 해몰할 즈음이면
다시끔 손톱 밑에서 자라는 그리움
이 어디쯤 이었을까
스무 살 청춘이 방황하던 화석으로 남은 족적들
그리고
해갈되지 못하는 갈증으로 청춘을 청춘인지도 모른 채
뿜어 내 버린 담배연기만 같은 시간들
방파제 선술집에 앉아 혼자 술잔을 기울였다
뇌리를 빠르게 투사하고는 명멸해 버리는
낡은 흑백 필름 같은 기억의 조각들
이 낯선 시간 또한 그리움이 되리라
어제 내가 그랬듯이
그 옛날 스무 살 청춘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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