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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윤 - 잔모래에 발을 묻고시(詩)/시(詩) 2022. 8. 23. 10:19
잔모래 속으로 가만히 발을 뻗는
저 여자,
사내의 얼굴이 사무친다
안개와 소금기에 얼굴을 씻고
한사코 수평선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그리움은 가시가 되어
고만고만한 아픔들을 가지 끝에
진분홍 눈물로 매달아 놓고 있다
가마우지 울음 귀를 적시면
기약 없이 흩뿌리는 저 환한 노을
황망히 바다로 떠나간 사내
해가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는데
종일 수평선에 눈 주는 저 여자,
먼바다 통통배 쪽으로 수신인 없는
눈먼 사연만 연신 날리고 있다
(그림 : 박영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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