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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국 - 짙어갈수록
    시(詩)/시(詩) 2022. 6. 16. 19:02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어떤 물색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걸 품고도 모자라는지

    끌어당기는 끌림만을 보여주었습니다

    끌려서 그의 품에 안겨보려고

    가까이 다가섰지만, 돌아오는 건

    온몸을 서늘하게 뚫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물소리뿐이었습니다

    어떤 것도 품어주지 않았습니다

    그와 나의 색깔들 확실하게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뿐,

    그의 색깔은 어느 골짜기에서

    태어나고 죽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마음

    갈피마다 숨겨져 있던 것들이

    캄캄한 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짙어지는 색깔들

    상승하느라 어둠을 더욱 짙게 부르고 있었습니다

    밤하늘 별빛으로 날아다녔습니다

    어둠 풀어낼 여명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를 사랑하는 일이 그러했습니다

    (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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