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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 무너질 때마다
신발을 버렸다
폐차장을 지나고
말의 하수구를 지나며
외딴섬이 되어버린 발
새의 발자국이 옆구리에서 폴짝일 때
개밥풀처럼 들썩이는 발
줄줄이 새끼를 풀어내는 줄장미 입술에
슬며시 닿고 싶은 발
이제
녹슨 풍경은 털어낼 수 있을까
떠나고 싶은 발은 어디로 보내야하나
저들과 늘 한 통속 이었던 나는 괜찮을까
아픈 발에서
더 아픈 발이 자꾸 자라난다
(그림 : 윤위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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