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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 젖 먹으로 간다시(詩)/시(詩) 2022. 5. 31. 15:35
고향 사람들
나를 보고
네 엄마 젖 먹으로 오냐?
온 김에 실컷 먹고 가거라! 그런
갯냄새 나는
고향에
젖 먹으로 가네
맨발로 달려오는
어머니 미소
잔잔하게 흐르는 앞뜰
바다 건너
병풍을 두른 산
통통거리는 배들 뒤따라 다니며
춤추는 갈매기
따뜻한 이웃들
두말할 것 없는
접붙여 놓은 정,
이만한 것까지
다녀오면
한 달포는 든든하게 견딜
고향 사람들
나를 보고
젖 먹으로 오냐?
온 김에 속 후련하게
실컷 젖 먹고 가라고 그러네
(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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