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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의 진액을 뽑아 천상에 집은 지은 거미
어부가 허공에 그물을 짜듯
이음과 이음으로 마디를 만들고
모퉁이 돌 때마다 이슬방울 달았다
서로를 비추며 함께 빛나는
마디마다 달린 구슬
인간은 자연에
물질은 정신에
공간은 시간에 투영되어 하나가 된다
궁에는 중심이 따로 없고
크기가 다른 방들이 겹겹을 이룬다
어스름 저녁 나비 한 마리 궁에 들었다
나비 작은 날갯짓에
일제히 바르르 떠는 구슬들
(그림 : 신인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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